FIFPro도 인정, 홍명보도 언급했는데...뮌헨 단장, "김민재 부상 우리 때문? 그런 일 없어"

바이에른 뮌헨 막스 에베를 단장이 김민재의 아킬레스건 부상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관련 기사) 클럽 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단 소식을 전하는 자리에서, 그는 작심한 듯 김민재 관련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우리가 김민재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뮌헨이 선수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부상으로 인해 지친 선수의 모습. AI 생성>

에베를 단장의 항변, 진실은?

에베를 단장의 발언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그는 김민재가 "휴식을 취하고 건강을 회복하고 싶어했다"며 자발적인 휴식 의사를 강조했다. 마치 김민재의 부상이 뮌헨의 책임이 아닌, 개인적인 문제인 듯 에둘러 표현하는 듯하다. 과연 그럴까?

홍명보 감독의 뼈있는 일침

앞서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의 혹사 논란에 불을 지핀 바 있다. "뮌헨에서 선수 예방 차원에서 보호를 하지 않다 보니 결과적으로 우리가 중요한 일정에서 큰 선수를 빼고 경기에 나가야 한다"며 뮌헨의 소극적인 선수 관리를 비판했다. 당시 독일 언론은 홍 감독의 발언을 '지나친 해석'이라며 뮌헨을 옹호했지만,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 없었다.

에베를 단장의 이번 발언은 이러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방어적인 태도로 읽힌다. 그는 김민재가 다요 우파메카노, 조나단 타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경쟁할 것이라며, 뮌헨의 수비진이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말은 곧 김민재의 입지가 예전같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은 아닐까?

데이터는 침묵하지 않는다

에베를 단장의 주장과는 달리, 김민재의 지난 시즌 출전 기록은 '혹사'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분데스리가, 챔피언스리그 등 모든 대회를 통틀어 43경기 3,593분이라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국가대표 차출까지 고려하면, 그의 몸은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빈 셈이다. 1년 365일, 24시간 풀가동되는 공장처럼 쉼 없이 돌아갔던 것이다.

부상에도 강행군, 콤파니 감독의 선택은?

지난해 10월 프랑크푸르트전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었음에도, 김민재는 좀처럼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이토 히로키의 부상, 우파메카노의 컨디션 난조 등이 겹치면서,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를 계속해서 선발로 기용했다. 강등권 팀과의 경기에서도 김민재는 어김없이 그라운드에 나섰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단 한 명의 악사에게 모든 악기를 연주하도록 강요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물론, 콤파니 감독의 고충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주전 선수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김민재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기용은 결국 부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FIFPro의 경고, '선수 보호'는 어디에?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 역시 지난 4월 김민재의 혹사를 우려하며 선수 보호를 촉구했다. "김민재는 선수에게 부하가 걸리는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있었다"는 FIFPro의 지적은 뮌헨의 안일한 선수 관리 시스템을 정조준한 것이나 다름없다.

에베를 단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민재의 부상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뮌헨은 앞으로 선수 보호를 위한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혹사 논란'은 꼬리표처럼 뮌헨을 따라다닐 것이다. 그리고 그 꼬리표는, 어쩌면 뮌헨이라는 이름에 드리워진 영원한 그림자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