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토트넘 이적설, '짠돌이' 구단의 늦은 후회일까

김민재 토트넘 재이적설, '몇십 억' 아끼다 '월클' 놓친 토트넘의 선택은?

김민재 토트넘 이적설이 다시금 불타오르고 있다.(최신 보도) 과거 단돈 몇십 억을 아끼려다 '월드클래스'를 놓쳤던 토트넘이, 이번에는 과연 바이에른 뮌헨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손흥민과의 역사적인 조합을 완성할 수 있을까. 그들의 선택에 유럽 축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와 토트넘 선수가 손을 맞잡고 있다. AI 생성>

'괴물'은 왜 1년 만에 이적 시장에 나왔나

독일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을 입은 지 고작 1년. '철기둥' 김민재가 돌연 이적 시장의 매물로 등장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뱅상 콤파니 신임 감독 체제에서 수비진 재편을 원하고, 바이엘 레버쿠젠의 우승을 이끈 센터백 요나탄 타의 영입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김민재 혹은 다요 우파메카노 중 한 명을 정리해 이적료 수입과 주급 지출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인 비즈니스다. 특히 나폴리에서 그를 영입할 때 지불했던 5,000만 유로(약 775억 원)를 회수하겠다는 계산서까지 명확히 내밀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씁쓸함이 남는다. 지난 시즌 아킬레스건 통증을 안고도 43경기에 출전하며 헌신했던 핵심 선수를, 감독 한 명 바뀌었다고 너무도 쉽게 내놓는 독일 거인의 냉혹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김민재 본인은 잔류를 원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지만, 이미 구단이 이적을 허락한 상황에서 그의 뮌헨 생활은 2년 만에 막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무리뉴의 한탄, "몇십 억 아끼다 놓쳤다"

흥미로운 점은 김민재의 차기 행선지 후보에 토트넘 홋스퍼가 거론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이적설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시간을 거슬러 조세 무리뉴가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시절, 그는 이미 김민재 영입을 구단에 강력히 추천한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이 직접 영상 통화로 연결고리 역할을 했고, 무리뉴는 중국 리그에서 뛰던 김민재의 잠재력을 한눈에 알아봤다. 하지만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 돈 때문이었다. 무리뉴의 회고에 따르면, 당시 김민재의 이적료는 1,000만 유로 수준이었으나 토트넘은 고작 500만 유로를 제시하며 버텼다. 최대 800만 유로까지는 맞춰볼 수 있었음에도, 구단은 끝내 몇십억 원을 아끼려다 미래의 월드클래스 수비수를 제 발로 걷어찼다. 결국 김민재는 페네르바체, 나폴리를 거쳐 유럽 최고의 수비수로 성장했고, 그의 몸값은 토트넘이 아까워했던 금액의 수십 배로 폭등했다. 지금의 이적설은 토트넘 보드진에게 있어 과거의 뼈아픈 실책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이자 ‘시험대’인 셈이다.

손흥민의 '픽', 단순한 국대 동료 그 이상

만약 김민재의 토트넘행이 현실이 된다면, 이는 한국 축구사에 전례 없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한 나라의 공격과 수비를 책임지는 두 명의 월드클래스 선수가 빅리그의 한 팀에서 뛰는 장면은 상상만으로도 흥미롭다. 특히 손흥민은 오래전부터 김민재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선수", "전 세계적으로 손에 꼽힐 선수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라며 공개적인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동료애를 넘어, 그의 실력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준다. 국가대표팀에서 57경기를 함께 뛰며 단 9패만을 기록한 두 선수의 시너지는 이미 증명된 바 있다. 매 시즌 수비 불안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토트넘에게 김민재는 단순한 수비수 영입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주장이자 팀의 상징인 손흥민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는 리더형 수비수의 합류는 팀의 척추를 바로 세우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할 것인가, 아니면 몇 배의 대가를 치르더라도 바로잡을 것인가. 토트넘의 계산기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몇십 억을 아끼려다 놓친 '괴물'을 되찾기 위해, 이제는 775억 원이 넘는 돈을 기꺼이 지불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